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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 2 in C Minor, Op. 18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그 곡을 외울 수 있을 때까지 백 번이고 오백 번이고 반복청취 해야 한다는 이강숙 선생님의 지론에 따라 요샌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번을 반복해 듣고 있다. 그중 제일 좋아하는 연주. 도입부 종소리에서부터 소름이. 러시아라는 추운 고장의 환경 그리고 라흐마니노프의 힘든 상황 속에서 만들어진 음악이라 그런지, 요즘과 같은 추운 날씨에 잘 어울리는 듯 하다. 그중에서도 나는 비탄과 애수의 달콤함이 알싸히 느껴지는 1악장을 가장 좋아한다. 어느 날에는 이 곡을 들으면서 울컥울컥 하다 끝끝내 눈물이 똑똑 떨어지고 말았는데 이 곡에 대한 손열음의 에세이를 보니 이런 알 수 없는 울컥함은 비단 나만의 경험은 아닌가보다.
‘문득 떠오른 또 하나의 기억. 예전에 한 독일 피아니스트 친구가 ‘싸구려 감상주의 음악’이라며 라흐마니노프 혐오증을 자랑하듯 말하기에 집에 돌아와 혼자 이 곡을 들으며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면 이런 음악을 안 좋아할 순 있어도 들을 때의 벌렁거리는 심장은 숨길 수 없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던 것이. … 얼마 후엔 이 곡을 연습하다 말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을 견디지 못해 울어버렸고, 몇 달 후엔 무슨 곡을 연주하고 싶으냐고 물어온 모 오케스트라에 이 곡을 내밀었다. 연주하다 보면 내 마음에도 없었던 어딘가로 자꾸 나를 데려가는 이 곡, 다음번엔 어디로 나를 데려갈까.’ 손열음
노력을 겸비한 재능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사랑 받는지 그 모습이 너무나도 훈훈하게 느껴지던 영상. 관절이 아팠는지 오른쪽 손등 쪽에 붙인 파스(?), 그럼에도 그 온몸 흔들어가며 연주에 몰두하는 그의 등에서 표현 못할 숭고함이 느껴지더라. 이래서 다들 조성진 조성진 하는 거구나. 뒤늦게 빠져버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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